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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한영신 교수의 ‘아이의 기질과 식사’]
식사 시간에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
-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쳐요 -

등록일
04.06
조회수
212

  결혼 전에는 엄마가 아기를 잡고 서서 다리 구르기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를 재미있게 해주려고 엄마가 아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줄 알았다.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게 되었고, 엄마가 원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뛰니 엄마는 힘들지만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뛰는 10kg이나 되는 아기를 잡고 있어야 하니 어깨와 손목의 통증이 가실 날이 없다. 이런 아기들은 기저귀를 갈아줄 때 그 틈을 못 참고 계속 뒤집기를 하여 엄마가 진땀을 빼는 경우가 흔하다. 모든 아기들이 그런가 하고 살펴보면 어떤 아기들은 한곳에 두면 가만히 앉아 조용히 놀아서 있는 줄도 모르게 한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타고난 기질 중에는 활동성과 산만성이라는 요인이 있다. 활동성은 몸에 에너지가 넘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활동을 하는 것이고, 산만성은 주변에 관심이 많아 조금만 자극이 와도 관심이 자극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 자극에 관심이 가고 몸은 어느새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으니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뛰어다니는 아이가 된다. 이렇게 활동성이 놓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고, 대부분 많이 힘들어 한다. 아이의 호기심과 활동성 때문에 부모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식사하는 것이다. 활동성이 높은 아이들 관련해서 보이는 현상들을 살펴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살펴보자. 


기질요인 중 활동수준과 산만성
기질 정의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 특성
활동수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가를 나타내는 것
  • - 계속 움직임, 혼자 기저귀를 채우기 어려움
  • - 5살 경에는 식사 시 5분 정도를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
산만성 별 관계가 없는 자극에 의해
쉽게 행동이 변경되거나
방해받는가를 의미
  • - 외부의 자극에 쉽게 반응함
  • - 식사 시 주변 환경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음

<표 1. 기질요인 중 활동수준과 산만성>


한자리에 앉아서는 잘 먹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먹어요

  활동성이 높은 아이들이 호기심이 높은 경우가 많아 부지런한 발로 궁금한 곳을 들여다보면서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식사 시간 중에도 궁금한 것이 눈에 계속 들어오고, 관심 있게 하던 일을 두고 식사를 시작했다면 식사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먹는 것에 최소한의 시간만 할애하고 바로 다른 것을 하러 식사자리를 떠난다. 부모가 보기에 아이가 식사에 관심이 없고, 식사 양도 충분하지 않으니 잘 크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많다. 이럴 때 부모들이 쉽게 선택하는 방법은 쫓아다니면서 먹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먹지 않고 쫓아다니면서 먹여서 발생되는 문제점이 생각보다 많다. 아이가 스스로 먹지 않으니 소근육 훈련이 부족해 먹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뇌발달에 필요한 자극을 주지 못한다. 아이 먹이는 동안 본인은 식사도 못하고 먹는 것에만 매달려야 하니 늘 바쁘고 지친다. 돌아다니는 아이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경우 대부분 식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니 더 큰 문제다. 가장 문제는 부모가 주도하여 식사를 하다 보니 먹는 양을 부모가 정하게 되고, 아이가 충분히 먹어 안 먹겠다고 하여도 정해진 양을 어떻게든 먹이려 해서 갈등을 겪게 되고, 결국 아이는 먹는 것이 괴로운 것으로, 엄마는 식사 시간이 괴로운 것으로 결론이 난다.


 식사 시간을 호기심과 성취의 시간으로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기질에 맞는 훈육 함께 해주세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아이의 활동성과 호기심을 식사에서 풀어주도록 해야 한다. 식사 시간뿐 아니라 준비하는 시간부터 식사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버섯 요리를 한다면 버섯 모양이 모자 같네, 폭신폭신한 촉감이네 등 버섯이 가지고 있는 것 자체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아이가 처음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강요하지 말고 꾸준히 식품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관심을 가지는 것에 같이 관심을 두게 돼 있으니 조바심내지 말고 기다려보자. 가능하다면 집에서 채소를 키우면 더 좋다. 식사 전에 접하고 관찰한 식품이 음식이 되어 식탁에 오르면 아이는 좀 더 관심을 두고 식사에 집중하게 된다. 둘째 일관성 있는 식사예절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하루 3번 하는 식사를 매번 호기심으로 집중하게 할 수 없다. 아주 기본적인 식사예절은 꼭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무서운 태도나 화를 내는 방식의 훈육을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서도 안된다. 식사시간에는 제자리 앉아서 스스로 먹어야 하는 구나 정도의 최소한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꼭 지키도록 하겠다고 정한 규칙은 일관성이 있게 지도해야 한다. 아이 생각에 ‘엄마가 이거는 양보를 하지 않는구나’를 알 수 있도록 훈육해야 한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영리해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잘 파악하고 안되는 것에 대해서 생각보다 쉽게 포기한다. 내 아이는 포기를 하지 않고 떼를 쓴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내가 일관성이 없었나?’를 한번 생각해보자. ‘떼를 쓰면 들어주었지’라는 경험을 한 아이는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한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도 되는 부분에 대해 규제를 하고 아이가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이야기 하는 부모를 종종 본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에만 규제를 하고 나머지는 아이의 자율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보여주어야 밥을 먹어요 - 식사시간 동안 스마트폰은 NO!

  계속 돌아다니면서 먹는 아이를 잡아두기 위해 엄마들이 흔히 쓰는 방법이 TV나 스마트폰을 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TV나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돌아다니지 않고 오래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기질에 따른 식사 시간 특성에 관한 연구에서 활동성이 높은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이 높게 나타났다. 아이가 돌아다니다 보니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하여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관심 있는 것에 푹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호기심과 활동성 높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더 위험하다. 스마트폰 사용을 많이 한 아이들의 전두엽 활성도가 떨어진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전두엽은 뇌의 종합적 사고를 담당한다. 좀 더 먹게 하려고 중요한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림 1. 스마트폰을 보며 식사 하는 아이 />

<그림 1. 스마트폰을 보며 식사 하는 아이>


먹는 것에 관심이 없고 돌아다니기만 해서 그런지 아이가 작아요 - 아이마다 자신의 체형이 있어요.

  삼성서울병원에서 상담할 때 체구가 작고 눈이 말똥말똥한 아이를 안고 들어오는 엄마들과 상담하면, 아이 대부분이 성장곡선상에 키는 50%, 체중은 25%이고, 먹는 것에 관심이 없고, 돌아다니면서 먹어서 걱정이라고 엄마들이 하소연을 한다. 돌아다니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을 살펴보면 키에 비해서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이들이 실제로 많다. 키에 비해 체중이 낮으니 주위 아이들보다 말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가 식사 이외의 것에 관심이 많고 또래 아이들보다 말랐으니 먹는 것에 대한 엄마의 걱정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은 먹는 것이 어느 정도 개선이 되어도 생각만큼 통통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의 타고난 체형인가보다 생각하였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활동성 높은 아이들이 키는 또래와 비슷한데 체중이 낮게 나타난 것이다. 먹는 것을 움직이고 머리 쓰는데 많이 소모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타고난 체형이 있는데 아이들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좀 더 힘든 것 같다. 활동성이 높은 아이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마른 체형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 보자.


<그림 2. DBT(식행동 검사)에 따른 성장 (출처: 경산시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

<그림 2. DBT(식행동 검사)에 따른 성장 (출처: 경산시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것은 장점이 많은 기질이예요.

  활동성과 산만성은 키우는 동안은 힘들지 몰라도 장차 아이가 살아가는 데 장점으로 작용된다. 에너지가 넘치니 남들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산만해 보이지만 호기심이 많으니 남들보다 많은 것을 관찰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해낼 수 있다. 산만성의 경우 한동안 부정적인 기질 요인으로 생각하였나, 호기심이 없어 가만히 있는 아이가 오히려 문제 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러니 활동성과 산만성은 아이의 재능일 수 있다. 어릴 때 힘들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아이의 장점을 잘 살려내지 못한다면 개인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요즘 우리나라 출산율이 0.8명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아이는 미래이다. 이제는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의 아이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소중히 키워야 할 때이다.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산만한 아이, 이제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잘 키워보자.


 


한영신 교수  - 현) ㈜뉴트리아이 대표, 전)삼성서울병원 소아영양 전문연구원 , 전)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교수   - ‘식품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 활동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안먹는 아이 잘먹는 아이 />, <내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알레르기의 올바른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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