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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음식도 지역따라, 개성에선 조랭이떡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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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1.15
조회
1137

설날음식도 지역따라, 개성에선 조랭이떡국을


한국인이라면 정월 초하루 설날에 먹어야 하는 음식이 바로 떡국이다. 우리는 명절이나 생일과 같은 기쁜 날을 음식 먹는 것으로 대신했다. 평상시 굶고 살아서인지 아니면 모든 즐거움의 정상에는 꼭 음식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먹었다. 설날이면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는 음식인 떡국은 가족을 상징하는 일종의 소울 푸드로 남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떡국이나 떡만둣국은 설날에도 먹지만, 때를 가리지 않고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집밥이었던 떡국은 이제 식당에서도 쉽게 만나는 메뉴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떡국이라면 동그란 동전모양의 떡국 떡을 떠올리지만, 유별난 개성 사람들은 유별난 모양의 떡국을 먹었다. 바로 조랭이떡국이다.  



설날 음식, 떡국   

한국인에게 떡국은 중요한 시절 음식이다. 19세기 초반에 나온 서울의 풍속을 그린 <열양세시기>에서는 가래떡을 주먹 ‘권拳’ 자를 써서 ‘권모(拳模)’라고 불렀다. <동국세시기>에서는 떡국을 ‘백탕(白湯)’ 혹은 ‘병탕(餠湯)’이라 불렀다. 겉모양이 희다고 하여 ‘백탕’이라 했으며,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 하여 ‘병탕’이라 했다. 이들 풍속 책에서 떡국은 정조차례와 세찬에 없으면 안 될 음식으로 설날 아침에 반드시 먹었으며, 손님이 오면 이것을 대접했다고 나온다. 그런데 <동국세시기>에 나오는 떡국 만드는 과정이 자세하다. “흰떡을 엽전과 같이 잘게 썰어서 간장국에 섞어서 쇠고기와 꿩고기와 고춧가루를 섞어 익힌 것을 병탕(餠湯)이라 한다”고 적혀 있어 조선 시대 남자유학자들도 떡국 만드는 법 정도는 터득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런데 가래떡을 마련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떡국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해서 만든 떡을 여러 번 쳐서 손으로 굴려 빚어 길게 만든 가래떡으로 끓인다. 지금은 대부분 방앗간에서 기계로 가래떡을 뽑아내지만, 기계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마당에 안반을 두고 남자들이 떡메로 떡을 쳐서 가래떡을 만들었다. 멥쌀을 쪄서 이것을 세게 치면 친 떡이 된다. 이것을 손으로 길쭉하게 늘려서 가래떡을 만든다. 가래떡이 식어서 굳으면 칼로 어슷하게 썰어 떡국에 들어갈 떡을 만든다. 그리고 떡국의 국물을 만드는 주재료로 원래 꿩고기를 많이 썼다. 꿩고기는 조선 시대에 쇠고기보다 많이 사용한 국물 재료였다. 사냥한 꿩으로 육수를 냈고 이후 꿩 대신에 닭을 사용하여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소를 식용으로 키우기 시작하는 20세기에 들어와서 야생의 꿩고기보다 쇠고기가 떡국 국물에 더 많이 들어갔다. 


<사진 1. 한국의 전통음식, 떡국>

<사진 1. 한국의 전통음식, 떡국>



개성에서는 조랭이떡국을 

한국인의 세시 음식인 떡국이지만 지역마다 좀 다른 개성을 뽐냈다. 국물을 내는 재료도 달리하고 떡국 떡의 모양도 달리하고 익반죽한 떡으로 끓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음식 사치가 있었던 개성 사람들은 유별난 모양의 떡국을 먹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조랭이떡국이다. 일반적인 떡국의 떡 모양이 엽전으로 동글한 가래떡인데 이는 얇은 누에고치 모양의 떡인 조랭이떡으로 끓인 음식이다. 개성에서는 가래떡보다 얇게 떡을 만들어 대나무를 이용해서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든 조랭이떡국을 먹은 것이다. 조랭이떡은 떡국의 재료가 되는 떡을 가리키는데, 가운데가 잘록한 모양이 마치 조롱박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랭이떡국에 담긴 이야기

조랭이떡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선,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 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를 싫어한 개성 사람들은 이성계의 목을 조르는 형상을 떡을 만들어 생긴 것이라는 유래가 전해진다. 홍선표(洪善杓)는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 1940>에서 “가래떡을 어슷어슷 길게 써는 것은 전국적이지만 개성만은 조선 개국 초에 고려의 신심(臣心)으로 조선을 비틀어버리고 싶다는 뜻에서 떡을 비벼서 끝을 틀어 경단 모양으로 잘라내어 생떡국처럼 끓여 먹는다”라고 전했다. 


또는 조랭이떡국은 조롱박 모양을 했다고 해서 귀신을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고 전해진다. 조롱박은 두드리면 소리가 나서 이것으로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조랭이떡의 모양이 누에고치 같다고 해서 한 해의 길운(吉運)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보았다. 아울러 고려 이전부터 장사에 능했던 개성사람들은 조랭이떡국의 모양이 마치 엽전꾸러미와도 닮았다고 하여 재물이 집안에 넘쳐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설날 아침에 이것을 먹었다고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유래가 전해지고 다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조랭이떡의 유래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유래에 관한 이야기는 설화나 구비전승으로 보이기도 한다. 요샛말로 하면 문화 콘텐츠의 핵심인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그런데도 심지어 이를 두고 잘못된 문헌에도 없는 황당한 이야기라고도 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행을 가거나, 한국에 온 외국인들도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을 접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음식에 얽힌 이야기가 풍성할수록 음식은 맛있어지고,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유래가 풍부한 조랭이떡국은 재미있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될 만하다.

  

<사진 2. 조랭이떡을 사용한 조랭이떡국>

<사진 2. 조랭이떡을 사용한 조랭이떡국>



조랭이떡국 만들기

이제 말만 하지 말고 조랭이 떡국을 한 번 끓여보자. 우선 조랭이떡을 만드는 방법은 생떡국으로 하는 방법과 가래떡을 이용하는 방법의 두 가지이다. 생떡국 방법은 멥쌀을 가루내서 곱게 쳐서 반죽을 질게 한 다음 시루에 얹어서 찐다. 다 익은 흰떡을 꺼내서 찬물에 손을 넣어 가면서 흰떡에 참기름을 바르면서 도토리 크기로 둥글게 빚는다. 그런 다음 대나무로 만든 칼로 흰떡을 썰어 누에고치 모양으로 가운데가 들어가게 조랭이떡을 만든다. 가래떡을 이용할 경우 멥쌀로 밥을 안친 후 그것을 안반에 올리고 떡메로 쳐서 떡을 만든다. 이것을 손으로 가래떡보다 얇은 굵기로 모양을 낸 후 엄지손가락 크기로 잘라 앞의 방법대로 하여 누에고치 모양을 만든다. 


육수를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간단히 국물을 내는 방법은 먼저 쇠고기의 연한 살을 채 쳐 양념을 하여 볶아 놓는다. 남은 쇠고기는 잘게 썰어서 갖은 양념을 해서 맑은 장국으로 끓인다. 국이 끓을 때 떡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떡이 국에 떠오른다. 이것을 그릇에 퍼서 담고 그 위에 고기 볶은 것을 얹고 달걀지단을 부쳐 고명으로 함께 얹어 상에 놓는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쇠고기의 사골을 푹 곤 물에 소고기 양지머리 부위를 넣고 삶은 다음 맑은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어 만든다. 이때는 다 익은 양지머리를 건져서 잘게 찢은 후 참기름·후춧가루·조선간장으로 양념하고, 달걀노른자와 흰자를 구분하여 지단을 부쳐서 완자 모양으로 썬다. 떡은 찬물에 씻어서 끓는 장국에 넣고 다시 끓인다. 다 끓은 조랭이떡국을 그릇에 담고 미리 양념해 둔 양지머리와 지단을 고명으로 얹는다.


만약 조랭이떡을 준비하거나 직접 육수를 내기도 어렵다면 요새 시장이나 마켓에서 파는 이미 만들어 놓은 조랭이떡국용 떡 재료와 육수용 팩을 사다가 사용해 끓여도 좋다. 이때 조랭이떡국을 풍성하게 하고 싶다면 고명을 잘 준비하여야 한다. 계란으로 지단을 부쳐서 마지막에 올리면 풍성한 개성식 조랭이떡국을 완성할 수 있다. 


음식은 개성이다. 떡국 하나도 타 지역과 다른 모양을 내어 조랭이떡국을 특별히 만들어 먹는 개성 사람에게서 요리가 무엇인가를 배운다. 남을 모방하지 않고 새롭게 창조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았던 개성상인들은 음식 하나도 유별나게 만들어 먹었다. 가공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닐까? 여기에서 새로운, 아름다운 음식의 탄생을 기대한다. 







정혜경 교수  -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채소의 인문학’ 저자  -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산업진흥 심의위원과 한식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 음식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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