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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열 교수의 '전통 사찰 음식문화' 시리즈 - 경상도 지역의 사찰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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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2.02
조회
41

이심열 교수의 '전통 사찰 음식문화' 시리즈 경상도 지역의 사찰국수


  사찰음식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이며 스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국수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전국 각 사찰에서는 지역특산물을 이용하여 사찰 고유의 독특한 조리법을 활용한 독창적인 사찰 국수를 개발하여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경상도 지역 사찰 중에는 산중 깊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고유의 대표적인 국수를 개발, 보유하고 있는 사찰이 다수 있다.


<사진 1. 청암사 대표국수에 활용되는 동치미 />

<사진 1. 청암사 대표국수에 활용되는 동치미>


  경상북도 김천시 수도산 깊은 자락에 자리 잡은 청암사의 대표적인 국수로 동치미국수가 있다. 동치미국수는 1~2월에 가장 맛있어 청암사에 겨울 손님이 오면 대접하여 드리는 국수이다. 동치미는 고려시대부터 먹었던 음식으로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무의 뿌리가 살쪄 있어 굵은데, 서리 내릴 때 잘라 보니 맛이 마치 배와 같이 좋다. 이 무를 장에 절이면 한여름에 가장 먹기 좋고 청염에 절여 엄동에 대비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즉, 초겨울에 자란 무를 캐어 장에 절여서 무장아찌를 담가 이듬해의 여름까지 먹고 겨울에는 동치미를 담가 먹은 것으로 보인다. 사찰에서는 직접 농사를 짓거나 김장철에 공양물로 들어오는 무를 사용하여 동치미를 담근다. 겨울에 담근 동치미는 과거 약을 구하기 힘들던 산중의 사찰에서 체하거나 소화가 되지 않을 때 약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청암사에서는 동치미를 담글 때 스님들이 직접 농사지은 무를 사용하는데 이때 밭에서 무를 뽑고 나서 바로 동치미를 담가야 맛이 좋다고 한다. 동치미를 담글 때에는 항아리에 무를 담고 밥, 배, 청각, 생강 등을 넣은 베주머니를 함께 넣은 후 국물을 붓는다. 동치미 맛은 동치미 담는 물의 맛이 좋아야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사용한다. 국물 간은 먹었을 때 짜지 않고 먹을만하다 할 정도가 되어야 동치미가 익었을 때 맛있게 된다. 동치미가 익을 때 까지 뚜껑은 절대 열지 않으며, 적당히 익은 후 밥과 양념을 담은 베주머니를 꺼내야 국물이 탁해지지 않는다. 국물을 위 아래로 저어 섞어 주어야 맛있는 동치미 국물이 된다. 40일 정도 지나면 적당히 익게 되는데 기온에 따라 빠르면 11월 말쯤 먹을 수 있게 된다. 동치미 국수를 준비할 때에는 소면을 삶아 물기를 뺀 후 그릇에 담고 동치미 국물을 붓고 채 썬 동치미 무를 고명으로 듬뿍 올려낸다. 이때 채 썬 동치미 무를 접시에 담아내고 국물도 따로 준비해서 먹을 때 취향에 따라 더 첨가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경상북도 울진군 천축산에 자리하고 있는 불영사의 독특한 국수로 김치국수가 있다. 김치국수는 제물국수라 하여 국수를 따로 끓는 물에 삶지 않고 국수의 장국에 넣어 따뜻하게 먹는 국수로 간편하게 준비하여 먹을 수 있다. 물에 건표고버섯을 넣고 끓여 국물용 채수를 준비한다. 표고버섯을 건져내어 채 썰고, 배추김치도 도톰하게 채 썰고 풋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 후, 채수에 썰어둔 김치를 넣고 끓이다가 소면을 넣고 끓인다. 국수가 익으면 채 썬 표고버섯, 풋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주며 간은 고추장으로 한다. 불영사에서는 김치국수를 비 오는 날이나 매우 추운 날, 새참이나 저녁에 간단한 식사용으로 어른 스님들께 끓여 내었다.


  경상북도 양산시 천성산에 위치한 대성암에서는 만두와 국수가 유명하다. 밀가루 공양이 들어오면 종종 만두나 국수를 해 먹었다. 콩나물을 아래, 위로 따서 다듬고, 김치를 잘게 썰고, 밭에 있는 시금치나 나물 등 재료를 뽑아서 다지고, 두부도 눌러 다져놓고, 표고버섯이 있으면 잘게 썰어 섞어서 소를 만든다. 밀가루를 반죽해 만두피를 만들고 그 속에 소를 넣어 가마솥에 쪄 먹었다. 특별한 것 없이 있는 재료만 사용해 만든 만두이지만 스님들은 별식으로 여길 만큼 아주 좋아했다. 밀가루로 국수도 만들어 먹었는데 이 때 콩가루를 넣어 함께 반죽하게 되면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배가 된다. 사찰에서 직접 면을 만들어 조리할 때에는 밀가루에 콩가루 외에도 메밀가루, 도토리가루, 쌀가루를 넣어 반죽하기도 한다. 대성암에서는 겨울에 말려둔 칡을 절구에 찧어 체에 친 후 가루를 만들어 밀가루 반죽에 넣어 면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사진 2. 해인사에서 즐겨먹는 비빔국수 />

<사진 2. 해인사에서 즐겨먹는 비빔국수>


  경상남도 합천시 가야산 중턱에 있는 해인사의 최고 음식으로 비빔국수를 꼽을 수 있다. 국수를 만드는 비법은 면을 맛있게 삶는 것인데 해인사처럼 한꺼번에 200명분의 많은 양의 국수를 만들 때는 면 삶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스님들은 면의 색깔만 봐도 그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탱탱하게 잘 삶아진 면에 고추장과 설탕, 깨소금, 참기름을 적당량 넣어 살살 잘 비벼주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에 들기름에 살짝 무친 고수나물 겉절이를 얹는 것이 포인트이다. 그렇게 만든 비빔국수는 해인사 스님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최고의 별식이다. 특히 논밭에서 울력을 하다 새참으로 먹는 고수나물 비빔국수는 스님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이다. 

  이 외에도 경상도 지역의 대표적인 국수로 금수암의 연꽃칼국수, 보리등겨수제비, 내원정사의 잔치국수, 유하사의 안동국수 등이 있다.







이심열 교수  - 동국대학교 가정교육과 교수, 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연구소 소장  - 전통사찰음식 관련 분야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전통사찰음식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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