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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음식을 말하다 '북한의 국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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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5.14
조회
869

북한 음식을 말하다 '북한의 국수 문화'



  국수는 전 인류가 즐기는 음식이다. 국수는 영어로 누들(noodle), 이탈리아어로 스파게티(spaghetti), 마카로니(macaroni), 파스타(pasta) 등으로 불리며, 아랍어로는 알메쿠르나(almaekruna)라고 불린다. 음식 중에서도 누들(국수)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보편적이면서도 거대하다. 국수는 누구에게나 친숙하면서도 또 좋아하는 음식이다. 왜 그럴까?

 

  우리 민족의 국수 사랑도 유별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 문헌에 기록된 국수 종류만도 총 50여 종에 이른다. 국수의 주재료는 주로 메밀가루였으며, 그 다음으로 밀가루와 녹두가루 등이 국수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었다. 특히 메밀가루가 많이 생산되는 북쪽 지방에서는 메밀을 이용한 국수나 냉면이 발달하였고, 남쪽은 밀가루를 이용한 칼국수가 주로 발달하였다. 조선 시대 때도 밀가루는 진말(眞末)이라 하여 매우 귀한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 대신 메밀을 이용한 국수가 발달하였다. 조선왕실의 행사를 기록한 <진찬의궤>나 <진연의궤>에서도 주로 메밀을 이용한 국수가 많이 나온다. 


  작년의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평양냉면이었다. 심지어 남한에서 평양냉면 붐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유명한 역사 깊은 평양냉면집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이 또한 우리 민족의 국수 사람에서 기인한 것 아닐까? 이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에서도 옥류관 냉면이 북한 사람들이 즐기는 유명한 국수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냉면 외에도 메밀가루가 풍부하였던 북한에는 이미 다양한 국수들이 존재한다. 이 글을 쓰면서 관련 문헌들을 살펴보았더니 북한 요리서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국수 이름들이 나와서 놀라웠다. 그래서 북한의 국수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이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사진 1. 한국의 면요리(냉면)>

<사진 1. 한국의 면요리(냉면)>

   

  실제로 과거에 북한지역은 남한지역에 비해 국수를 더 많이 먹었다. 메밀재배가 활발했고 또한 농마나 옥수수 같은 작물 재배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남한에서 부산밀면이나 국수가 유명한 것은 해방 이후의 미국 잉여 농작물인 밀가루의 원조가 이루어내 결과이지 역사적인 산물이 아니다. 이런 배경으로 본다면 북한지역의 국수가 남한보다 전통이 깊고 종류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아쉬운 대로 문헌들을 통해서 북한 국수들을 한 번 만나보자. 문화재청에서는 우리 남북한 향토음식을 보존하기 위해서 1978년, 1979년, 1980년, 1983년에 걸쳐 조사하였고 이는 귀중한 음식문화 자료이다. 이를 기록한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 나오는 북한지역 향토국수류를 우선 살펴보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국수들이 눈에 뜨인다. 황해도의 특징적인 국수로 ‘씻긴 국수’가 나오고 있다. 씻긴 국수는 닭을 삶아 육수를 차게 식히고 밀가루로 된 칼국수를 삶아 넣고 닭고기와 오이생채로 꾸미를 얹어 만든 국수이다. 경북 안동에는 ‘건진국수’ 가 있는데, 황해도는 씻긴 국수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 메밀로 만든 국수가 유명한 평안도에서는 ‘평양냉면’, ‘생치냉면’, ‘어복쟁반’, ‘강량국수’, ‘온면’ 등이 나온다. 반면 함경도지역에서는 농마 즉 전분을 이용한 물냉면, 회냉면, 감자국수가 나온다.

  

  다음으로 북한에 국수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요리책이 있어 이를 소개해 보려 한다. 바로 북한의 조선요리협회에서 발행한 요리서인 <조선료리전집>이다. 이 요리서에 나오는 국수 명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쟁반국수/ 랭면/ 온면/ 회국수/ 깨국수/ 닭고기밀국수/ 농마국수/ 귀밀국수/ 얼레지국수/ 어북쟁반국수 / 밀국수/ 매운 밀국수/ 강냉이농마국수/ 변선걍냉이국수/ 막국수/ 련뿌리국수/칡뿌리농마국수/ 언감자깨국수 / 마국수 / 느릅쟁이국수 /비빔국수/ 버섯비빔국수/ 대합비빔국수/ 두부비빔국수/ 된장비빔국수/ 산나물비빔국수/ 남새비빔국수/ 풋배추비빔국수/ 보리국수비빔/ 마른국수비빔/ 남새마른국수비빔/ 낙지마른국수비빔/ 분탕비빔/ 조개마른국수/ 마른국수잡채/ 마른국수볶음/ 메밀칼국수/ 찬칼국수/ 농마칼국수/ 더운칼국수/ 깨칼국수/ 비빔칼국수/ 강냉이농마칼국수/ 남새채국수/ 올챙이국수


  이 요리서에서만 이렇게 수십 종의 국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국수의 내용을 살펴보면 비슷한 내용의 국수도 많다. 그러나 비슷한 유형의 국수들마다 다양한 이름을 붙여서 불렀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국수를 사랑하였는지를 짐작된다. 또한, 국수 명을 통해서 음식 언어가 얼마나 다양한지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십 종의 국수를 대략 적으로 분류하여 본다면 몇 가지 기준점이 있다. 첫째가 국수를 만드는 주 곡물로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서 분류하였다는 사실이다. 즉, 가장 많이 쓰이는 국수 재료는 메밀가루였으며 그 외에 녹말로서 주로 녹말(전분)으로 만드는 농마국수가 있다, 그리고 옥수수가루로 만드는 강냉이 국수와 밀가루로 만드는 밀국수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분탕국수라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당면 국수로 즉 잡채를 뜻한다. 이렇게 남북한의 언어가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남한에서는 잡채를 주로 나물의 범주에 넣지만 북한서는 국수류로 분류하고 있다. 다음으로 더운 국수와 찬 국수로 나뉘며, 국물이 있는 육수 국수인지, 혹은 비빔국수인지 나뉜다. 남한 국수에서는 보기 어려운 마른 국수볶음이라는 볶음면도 등장한다. 그리고 면을 만드는 형태인 칼로 썰어 만드는 방식이 많아서인지 우리와 마찬가지로 칼국수가 많이 나온다. 반면 식기 명을 음식 용어로 사용한 쟁반국수가 나온다.


<사진 2. 한국의 면요리(칼국수)>

<사진 2. 한국의 면요리(칼국수)>


  그리고 무엇보다 들어가는 재료를 중시한 국수 명이 많이 눈에 뜨인다. 특히 남새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나물 즉 채소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산나물비빔국수, 남새비빔국수, 남새마른국수비빔, 풋배추비빔국수, 남새채국수, 느릅쟁이 국수가 나오는데 나물을 국수에 많이 넣어서 먹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채 혹은 채소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름도 예쁜 얼레지국수는 얼레지라는 구황작물의 농마를 이용한 국수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해주 출신 실향민이셨던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생전에 냉면을 참 좋아하셨다. 그래서 늘 식당을 찾아가서 냉면을 시키시곤 하셨는데 드시고 나서 늘 하시는 말씀은 냉면은 다음엔 절대로 시키지 않겠다는 결심이셨다. 어머니는 매번 냉면 맛을 못 잊어 냉면을 시켰지만 한 번도 어릴 때 먹던 냉면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번에 냉면에 관한 것들을 찾아보니 그중 유명한 냉면이 바로 해주냉면이다. 해주는 평양과 함께 냉면의 본산으로 꼽힌다. 해주냉면은 메밀에 전분을 섞어 평양냉면보다 면발이 굵고,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육수를 많이 쓰는 게 특징이라 한다. 평양과 해주가 냉면으로 유명한 까닭은, 두 지역 모두 각 도의 중심지로서 '기방(妓房) 문화'가 발달한 곳이었고, 냉면은 기방에서 양반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는 것이다. 양반들이 주로 먹던 냉면은 근대 이후 서민층으로도 확산해 1934년 기준으로 해주에는 냉면 전문점 67곳이 성업했다니 그 시절 해주에 사셨던 어머니의 냉면 맛은 특별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늘 그 맛을 그리워하셨던 것 같다. 이제 고인이 되셔서 맛있는 해주냉면을 사드릴 수는 없음이 가슴 아프다. 하지만 유명한 평양냉면 말고도 해주냉면, 함흥냉면. 개성냉면 등 다양한 북한 냉면들을 복원하고 맛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의 국수들은 무척 다양하다. 아마도 남북한의 언어가 달라지면서 국수 이름이 달라진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길을 가 버린 남북한 음식 언어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제는 남북한 국수를 함께 발굴하고 다양한 국수들을 다 함께 즐기는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보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정혜경 교수  -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채소의 인문학’ 저자  -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산업진흥 심의위원과 한식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 음식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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