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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발효식품,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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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1.15
조회
480

[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발효식품,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발효식품이 곧 건강식!’이라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발효식품의 역사적 유래와 그 성분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냉장·냉동고가 없던 시절 슬기로운 우리의 조상은 먹다 남은 음식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말리거나 발효시켜 먹었다. 해산물은 젓갈로 담가 먹었고, 농산물과 축산물도 마찬가지다. 배추는 김치로, 무는 단무지, 오이는 오이지(오이피클), 콩은 메주로 만들어 장을 담그거나 일본의 나토처럼 먹기도 했다. 과일은 당 함량이 높아 포도주, 메실주, 산딸기주 등 술로 만들어 먹었고 식초로 만들기도 했다. 우유도 치즈나 요쿠르트로 만들어 저장해 먹었다.


<대표적인 발효식품 ‘김치'>

<대표적인 발효식품 ‘김치'>


 이렇듯 ‘발효(醱酵)’는 애초에 맛과 향을 부가시키고, 사람 몸에 좋으라고 만들기 시작한 게 아니라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식량 저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발효식품은 장점만 있는 게 아니라 약점도 많다. 바이오제닉아민이나 에틸카바메이트 등 발암성 부산물, 발효와 무관한 잡균이나 곰팡이 증식에 의한 안전문제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특히, 과실주의 에틸카바메이트, 젓갈류의 히스타민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발효식품의 어두운 면이라 할 수 있다.


 농촌지역에서는 콩, 쌀, 배추, 오이, 포도 등 곡물과 과채류를 이용한 발효음식이 발전했고, 어촌지역에서는 당연히 해산물을 이용한 발효식품이 풍부하다. 생선, 조개류 등 어패류는 고단백이라 영양적으로는 우수하나 부패되기 쉬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저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량의 소금으로 절여 숙성시킨 대표적 발효식품이 ‘젓갈’이다. 이는 고농도의 암모니아와 호염성세균, 유산균이 만든 유기산이 다른 부패균과 병원성균의 증식을 억제해 보존성이 우수하며, 글루탐산 등 아미노산의 감칠맛과 향도 생기게 된다. 어떻게 보면 젓갈은 어육 단백질이 약간 부패된 것이라 기호성에 있어 사람 간 호불호(好不好)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새우젓>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새우젓>


 젓갈은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주로 더운 해양국가에서 먹다 남은 해산물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멸치젓과 새우젓이 가장 일반적인데, 자연 미생물을 활용해 전통적 방법으로 발효시키다 보니 안전성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원료 어패류에는 중금속 오염 우려가 있고, 병원성세균이나 기생충 또한 존재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신선도가 떨어질 경우 바이오제닉아민 중독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전엔 젓갈을 제조할 때 철제 폐드럼통을 사용하거나 벌레가 우글거리는 불결한 환경에서 보관해 위생문제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과량의 소금 사용이 문제가 되면서 저염 젓갈로 전환되는 추세다. 그러나 저염 젓갈은 발효와 관련이 없는 잡균들의 증식이 용이해 소금이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다. 


<병원성세균이나 기생충으로 인해 복통을 호소하는 여성>

<병원성 세균이나 기생충으로 인해 복통을 호소하는 여성>


 ‘천연-합성’ 논란에서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발효’다. 천연마케팅에서는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기술로 만든 것도 ‘합성’이라 치부하고 흠을 잡는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발효는 ‘생합성(生合成)’이라 합성일 수도 있고, 천연일 수도 있다. 설탕을 원료로 해서 미생물 발효로 만든 ‘글루탐산나트륨(MSG)’이 바로 그 천연마케팅의 희생양이라 하겠다. 꼭 다시마에서 추출해야만 천연 MSG가 아니라 발효기술로 만든 것도 미생물이 천연원료인 설탕을 먹이로 만든 것이라 천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이 그러하듯 발효식품도 일장일단이 있는 먹거리임을 제대로 알고 앞으로는 더 이상 발효식품에 대한 무한한 환상이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하상도 교수  - 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 식품안전 전문가로써 식품안전 정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조선Pub ‘하상도 교수의 안전한 식품’>, <식품음료신문 ‘하상도 칼럼’>을 연재하는 등 활발한 언론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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